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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로 돌아가기. 신화를 넘어.


C&G

r:ead #4의 대화 기반 형식과 그로부터의 중요한 내용 모두에서 영감을 얻어, C&G는 r:ead #5를 주관하게 되었으며, “신화,역사,아이텐티티”라는 주제를 2017년 6월에 탐구하도록 제안하였습니다.

모든 문화는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자신들만의 신화적인 이야기들이 있으며, 이 이야기들은 어느 정도는 그들의 선조들이 과거에 어떻게 세계와 자연을 이해하며 교류했는지를 반영합니다. 역사적 신화 연구는 한 문화와 그 아이텐티티의 발전을 드러내는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신화 이야기는 많은 창의적인 비주얼을 포함한 역사 쓰기, 시 쓰기의 복합체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신화적 생각은 상상력을 위한 강한 창의력과 미지의 영역을 횡단할 수 있는 능력을 자주 포함합니다.

오랜 기간 동안, 동아시아의 문화에는 많은 고대 신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일본, 한국 그리고 중국에는 많은 고대 역사 신화들이 상호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들을 문화적 인류학의 관점으로 체계적인 연구를 시작한 건 상당히 모던한 아이디어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19세기말이 되어서야 시작되었습니다. 메이지 시대에, 일본 학자들은 일본 고대 역사에 대해 많은 심도 있는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신화학에 관한 학문적인 연구 역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1902년에 중국인 학자, 량계초는 이 시대의 일본 문학에 영향을 받아, 역사와 인종에 관한 자신의 중문 글에 “신화” (神話)라는 일본 용어를 채택했습니다. 이때가 처음으로 “신화”라는 단어가 중국어에서 쓰여진 것 입니다.1

신화,역사,아이텐티티”의 테마 아래, r:ead #5의 아트 대화와 교류는 신화와 역사 쓰기에 대한 문학이나 언어학의 분석 뿐 아니라, 관련 자료를 통한 예술적인 대화를 이끌고, 참가자와 관객 사이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일으키는데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신화”를 신과 영웅에 대한 고대 이야기로 해석하는 것 이외에, 참가자들이 해석의 다른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도록 격려할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 안에서의 동시대 “신화”를 바라보고, 현 체제에 대한 또 다른 상상력을 위한 새로운 “신화”를 창조할 수 있을 겁니다.

  1. Pp1-3. 鍾宗憲. 中國神話的基礎研究. 台北:洪葉. (2006)

r:ead 란 무엇일까


소마 치아키

2012년 도쿄에서 r:ead 를 시작했을 당시에 나는 “도쿄를, 일본을, 아시아를 대표” 할 것을 표방한 대규모 예술제의 디렉터를 맡고 있었다. 작품의 질과 양을 엄격히 따지는 장소인 데다가 다양한 제도적 제약 때문에 실패는 허용치 않는다는 긴장감 속에 항상 있었다. 그 배후에 오늘날의 공공문화 사업이 지역주의에 따른 도시 간 혹은 국가 간 경쟁을 대신하여 관객 동원수와 축제성에 의해 엄격하게 평가받을 운명이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r:ead 는 이러한 제도적 문화 사업이 짊어질 수밖에 없는 사명에서는 자유로운 영역이었고, 작지만 깊숙이 씨를 뿌리는 시도였다. 동아시아 4개국의 아티스트와 큐레이터 그리고 통역가가 같은 시기, 같은 장소에서 모여 오로지 대화를 한다. ‘이웃이자 남인’ 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창작물과 그것이 입각한 사회에 대하여 그리고 역사에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누군가에게 따로 요청받은 것이 아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역사와 현재 위치를 타자와의 대화를 통해 뒤집어보고, 상대화하고 다시 한 번 자신의 앞에 돌려놓는다. 대화를 통해 깊숙하게 파 해쳐진 토양에 다음 작품이나 프로젝트의 씨앗이 살며시 뿌려진다. 2주가 조금 모자라는 대화의 끝에 참가자 전원이 그 싹을 어떻게 성장시킬지 계획을 발표하고, 서로 공유한다. 이것이 r:ead 의 프로그램이다.

r:ead 는 어디까지나 독립적이고 상황에 응답하며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변모하고 진화하는 작은 운동체이다. 처음 두 회는 일본에서 개최했지만, 세번째는 2회째 참가자였던 공 조준 씨의 주도에 의해 타이난 및 대만 전역을 이동하면서 개최되었다. 또 지난 회는 3 회째 참가자였던 조 지은 씨와 안 소현 씨의 추진으로 한국에서의 개최가 실현되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4 회째 참가자였던 졍 이민 씨와 장 지아리 씨의 주도로 홍콩에서 개최가 실현된다. 누구에게 따로 요청받은 것이 아니다. 이게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의 손에 의해서 동아시아를 돌아다니며 이 프로젝트의 릴레이는 계속되고 있다.

r:ead는 이러한 다섯 번의 과정 속에서 새롭고 독립적인 이니셔티브를 만들기 시작했다. r:ead에서 심화 질문을 주요 컨셉으로 발족한 도쿄 예술 공사에 이어 r:ead에 관련된 타이난의 독립 장면의 담당자들에 의해 타이난 예술 공사가 발족했다. 또한, r:ead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과제인 통역 · 번역에 특화된 < Art Translators Collective > 가 r:ead의 번역 디렉터인 타무라 가노코의 주도 아래 조직되어, 예술 통역 세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전부다 r:ead의 경험에서 각각의 지역적 맥락이나 절실한 과제와 다시 마주한 결과, 필연적으로 나온 것이다.

r:ead 는 ‘전원이 모국어로 말하기’라는 간단하면서도 상당히 고된 커뮤니케이션 규칙을 채택하고 있다. 이번에도 전회에 이어, 양쪽 언어와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통역 · 번역자들을 예술가와 큐레이터 와 대등한 ‘제3 의 표현자 / 매개자’로 자리 매겨 동아시아의 언어 문제를 명확하게 공론화했다. 이것은 지금까지 서양 언어를 통해야만 했던 동아시아의 굴절된 예술과 언어의 관계를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마주하려는 r:ead 의 큰 도전이다.

r:ead는 정치적 의제가 있고 틀이 정해져 있어 예산이 집행되는 류의 프로젝트가 아니다. 거기에 참여하는 개개인이 그저 필연성을 느끼기 때문에 성립하는 허구 혹은 가설의 공동체이다. 그것은 대화를 쌓아 나감으로써 밖에 성립하지 않는다. 누구에게 요청받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동아시아의 당사자이며, 역사의 주체이자 현재를 갱신하는 주인공임을 도맡아 가는 것이다. 아티스트로서 큐레이터로서 번역자로서 우리는 서로 이질적인 것, 이질적인 시간을 맺어준다. 그 작업을 공유하는 자리를 이질적인 사람들끼리 모여서 마련한다. 아주 작은 하지만 깊이 씨앗을 심는다. 그 씨앗이 어떻게 싹으로 돋아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우리가 모르기 때문에 여기에 모여서 대화를 갈망하는 것이다.

이러한 불안정함을 떠맡아 이번 홍콩 개최를 실현시켜 주신 졍 이민, 장 지아리씨와 후원을 해주신 홍콩 예술 개발국과 국제 교류기금, 그리고 지금까지 r:ead 에 참여해주신 모든 아티스트, 큐레이터, 통역 및 직원,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